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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아티스트 및 컬렉터 소개

나와 타인의 경계를 사유하다. 발작버튼(balzacbutton)(1)

by 정브랜 2021. 12. 3.

*Curated by jungbran 세션 운영 관련 안내 링크 : https://edge-s.tistory.com/36?category=983384 

*정브랜 트위터 : https://twitter.com/jungb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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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ed by jungbran #01 - balzacbutton

 

 

영상,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한다. 저급하고 하찮아서 소외된 것들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기술과 속도의 시대에서 버려진 나머지와 오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Peer to Peer by balzacbu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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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지만, 금요일에 소개드리는 작가님은 제가 영감을 씨게 받은 분들로 소개를 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발작버튼이라는 필명을 쓰시는 작가님을 소개드리려고 하는데요. 이름만 들었을 때 재밌다고 혹은 재미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깊이감 있는 사유의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제가 작가님께서 사유하신 것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가 벌써부터 걱정이 심히 되는 부분...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작가님 이력 대한 부분은 아래 링크 남겨드리겠고요. 그럼 바로 작가님의 이야기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발작버튼 작가님 주요 이력 : https://rustic-jellyfish-34b.notion.site/BIO-9313185f66c14a45a242c577a2b394d6

(작가님께서 포스팅한 글과 영상을 참고하여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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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발작버튼(balzacbutton)입니다. 가장 먼저 제 예명에 대해 신기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발작버튼이라는 단어가 그리 좋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단어에서 느껴지는 어떤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해 이름을 선택했어요. 감정을 크게 동하게 만드는 것, 비록 부정적인 정서일지라도 그 강렬함 때문에 굉장히 유용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발작버튼은 크든 작든 누구에게나 존재해요. 저는 우리 삶의 경험들이 지극히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직접 겪지 않은 일이라도 타인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것처럼요. 저의 작품엔 이런 사유들이 담겨있고, 모두에게나 존재하는 이 발작버튼이라는 단어가 저를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했어요.

 

(여담으로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사람 이름인가?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누구나 한국인이란 걸 알 수 있는 단어이기도 했다고...ㅎㅎ 봘자크 버튼)

 

 

2. 말씀해주신 것처럼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나와 타인에 대한 사유 그리고 그 경계가 모호한 것들에 대한 주제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앞에서 살짝 언급드렸지만, 제 작업 전반에 깔려 있는 사유는 인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겁니다. 저는 융의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 개념을 좋아하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인간 전체가 공유하는 기억이 있다고 보는 이론이에요. 리처드 도킨스가 얘기했던 밈(Mimesis(모방) + Gene(유전자)) 개념도 결국 융이 말했던 원형과 거의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고요. 

 

결국 나와 타자가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는지에 주목한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타자란 무엇이냐?'라고 했을 때, 여기서 타자란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의미하기도, 나 밖의 모든 외부 세계를 의미하기도, 그리고 내 속에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것을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칼 구스타프 융과 집단무의식 개념

*융의 집단무의식 이론(위키피디아) : https://ko.wikipedia.org/wiki/%EC%A7%91%EB%8B%A8_%EB%AC%B4%EC%9D%98%EC%8B%9D

 

 

3. 작가님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의미를 생각하며 해오신 프로젝트들을 보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럼 작가님께서 진행하셨던 그리고 지금 진행하시는 프로젝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전에 진행했었던 프로젝트로 나눠서 설명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저의 이런 사유들을 접목해 NFT화해서 현재 진행중인 <Peer to Peer> 라는 프로젝트가 있고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네가지의 프로젝트들이 더 있는데요. 그 프로젝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바깥의 바깥

  2) 대지여 나를 당신에게 드립니다! 문신굿 Publishing Project

  3) 바리의 암야행

  4) Random Discipline

 

 

4. <Peer to Peer>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기에 앞서, 작가님께서 이전에 하셨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요. 첫번째 <바깥의 바깥> 은 어떤 내용의 프로젝트였을까요?

 

"<바깥의 바깥>은 배꼽을 타자로 향하는 구멍이라고 명명하고, 당시 제 주변인들의 배꼽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으며 진행한 프로젝트에요. 배꼽이 신체 기관 중에 유일하게 타자의 존재를 상정해야만 하는 흔적 기관이잖아요? 배꼽은 최초의 타자인 어머니의 몸과 연결되어 있었던 흔적이기에 나의 경계, 주체성을 위협하는 동시에 공고히 해준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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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꼽 속으로 들어가 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상하면서 만들었던 영상도 있어요. 제 몸 속에 제가 인식할 수 없는 타자가 있고, 타자의 속에도 제가 있다는 걸 표현하고자 했던 영상입니다. 불교에서 '일즉다 다즉일'이라고 말하듯 인간은 근본에서 모두 하나이고, 고통 또한 나의 고통 또는 너의 고통이 아닌 우리의 고통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삶은 고(苦)라고 하니까요."

*동영상 링크(유튜브) : https://youtu.be/axyPWfgbjJs

(바깥의 바깥이라는 표현이 모순적이지만 작가님이 사유하는 것들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바깥의 바깥은 안을 의미하는 것일지 아니면 더 바깥을 의미하는 것일지 아니면 이 모든걸 의미하는 것인지는 각자의 해석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뒤만 돌면 내리막길인 것처럼 양 극단에 있는 것은 서로 통한다고 말하는 걸지도. 칼 융이 말한 집단무의식 개념을 설명할 때 의식, 전의식, 무의식과 같은 그림의 형태로 표현하는데 바깥의 바깥이랄지 안의 안을 표현하는 그 방식과 같은 결인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인셉션이 생각나는 건 나뿐일까.)

 

 

5. 두번째 프로젝트 <대지여 나를 당신에게 드립니다! 문신굿 Publishing Project> 는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대지여 나를 당신에게 드립니다!> 라는 프로젝트는 앞선 <바깥의 바깥> 프로젝트에서 나온 사유들을 토대로 원형적인 존재를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요. '바리'라는 인물인데 바리데기(바리공주) 설화에서 따 와서 이름을 붙이고, 바리의 삶을 1살부터 21살까지 총 21페이지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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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일대기는 수많은 신화에서 따온 이야기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 그리고 저의 이야기들을 조각조각 섞어서 만들어 내죠. 그리고 돼지 껍데기를 책 사이즈로 재단해 바리 일대기를 문신으로 새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바리는 결국 신적인 존재가 되어 사람들을 위로(치유)해 주는 존재가 되는 것으로 마무리 돼요.

 

*바리데기 설화(나무위키) : https://namu.wiki/w/%EB%B0%94%EB%A6%AC%EA%B3%B5%EC%A3%BC

*동영상 링크(유튜브) : https://youtu.be/vOABTVARnVo

(위에 링크로 첨부한 나무위키의 내용을 참고하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바리공주의 고통과 치유의 능력, 무속 신앙에서 바리데기가 뜻하는 바를 알면 조금 더 해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대지여 나를 당신에게 드립니다! 라는 표현은 영매가 된 바리가 대지의 신에게 기도하는 듯한 의미로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6. 여기서 나온 '바리'라는 이름이 다음 프로젝트 <바리의 암야행> 에 다시 한번 등장하게 되는거네요?

 

"네, 맞아요. 문신 작업 이후 바리가 사람들의 고통을 포용하고 위로해주고 연결시켜주는 작업을 하고 싶어서 만들었던 게 ‘코트(Coat)’라는 영상이에요. 이를 위해, 바리의 코트를 7명의 친구들에게 덮어 주고 각자의 공간에서 촬영했어요. 아래 보이는 동영상에서 바탕이 되는 음성은 제가 심리 상담을 받았던 녹음 파일입니다. TAT 주제통각검사라는 테스트인데, 사진으로 어떤 상황들을 보여 주고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인 것 같은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검사에요.

TAT 통각검사에 활용되는 이미지들

*동영상 링크(유튜브) : https://youtu.be/AIDP6Xa31uQ

7장의 사진들을 보고 자유롭게 상상한 이야기들을 7명의 친구들에게 아주 작은 실마리로 엮어 대입시켰어요. 제 무의식이 설명하는 고통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또 주변에 대입하거나 비슷한 고통을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 고개를 위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목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고문 기구를 생각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동영상에서 보이는 시각적 효과는 일종의 굿처럼 존재가 겹쳐지는 순간처럼 보이기 위해 의도했습니다."

 

(목을 내리지 못하는 것 =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설명하는 화자. 타인의 고통과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행위. 나와 타인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너의 고통 또는 나의 고통, 이분법적으로 나뉘는게 아니다라는 것을 이해함을 통해서 바리의 코트가 치유라는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참고로 암야행은 밤길을 갈 곳도 정하지 않고 간다는 뜻이다. 이 단어가 나타내는 바를 추측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지 않을까 싶다.)

 

 

7. <Peer to Peer>를 이해하기 위한 마지막 프로젝트인데요. <Random Discipline>은 어떤 의도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일까요?

 

"<Random Discipline>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나아가 전세계의 일들이 나라는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상상하며 만든 프로젝트에요. 해당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PetitTube(쁘띠튜브)라는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PetitTube는 YouTube 영상들 중 조회수가 낮은 영상들을 랜덤으로 보여 주는 사이트에요. 이 사이트의 새로고침을 반복하며 새로운 영상을 마주하고 수집했고요.

 

과거인지 현재인지 미래일지 모를 전 세계의 소외된 순간들이 계속해서 서로 영향을 미치고 그것들이 현재의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상상하며 진행한 작업이었어요. 우리의 일상은 일반적인 영화처럼 정합적인 서사가 아니라 개별적인 순간들이 산발적으로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비논리, 비선형의 서사를 만들었다고 보시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동영상 링크(유튜브) : https://youtu.be/1bVVbk1t394

(왠지 모르겠지만 양자역학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고, 평행우주가 생각나기도 하는게 집단무의식이라는 개념 하에 파생한 프로젝트들이지만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Random Discipline이란 표현 역시나 그 안에 내포된 의미가 궁금한데 어쩌면 작가님 자신이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표현하는 단어의 조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위하게 제공되는 영상들을 보며 어떤 실마리를 찾고 혹은 나와 연결되어 있는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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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서 현재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 <Peer to Peer> 에 대해 듣고 싶다면 다음 포스팅으로 :-)

https://edge-s.tistory.com/38

 

 

*발작버튼 작가님 주요 링크

 

트위터 : https://twitter.com/balzacbutton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alzacbutton

오픈씨 :https://opensea.io/balzacbutton

유튜브 : https://youtu.be/z3LdJINr2Hc

노션 : https://rustic-jellyfish-34b.notion.site/balzacbutton-543873a0eac54157aa8d18ab6edf54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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