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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아티스트 및 컬렉터 소개

천천히 길게 피다. 카멜리아(Camellia)

by 정브랜 2021. 12. 16.


여러분은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라는 분야에 대해 잘 아시나요? 식물(학)이라는 뜻을 가진 보태니컬과 미술, 회화를 뜻하는 아트가 결합된 단어로 식물의 특징을 살펴 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 분야와 NFT가 결합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오늘은 그 느낌을 전달해주고 계시는 카멜리아 작가님을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작가님의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 소개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0년 넘게 보태니컬(Botanical)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카멜리아' 입니다. 제 닉네임 Camellia는 동백꽃을 뜻합니다. 김유정 선생님의 '동백꽃' 이라는 소설에서 예명을 따왔죠. 소설 속 점순이라는 캐릭터가 저와 너무 닮았다고 생각해 오래전부터 사용해오는 이름입니다. 여담으로 얼마전 알게 된 사실인데요. 샤넬의 상징 꽃 디자인도 카멜리아라고 하더라고요. 샤넬과 안 친해서 늦게 알았네요."

 

- 화무십일홍,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 '카멜리아'는 덜핀 동백입니다. 천천히 길게 피고 싶습니다. -

 

(좌) 작가님께서 그리신 카멜리아, (우) 샤넬의 꽃 상징 카멜리아

 

2. 작가님 예명에서부터 식물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데요. 작가님의 보태니컬 작품들 혹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제 보태니컬 아트 컬렉션 아트 컬렉션에 대해 소개드릴게요. 이런 자리를 통해 보태니컬 아트라는 장르를 알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보태니컬 아트를 간단히 말하자면 '식물 세밀화'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죠? 말 그대로 식물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소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들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식물 안에서의 규칙과 질서, 정렬을 찾아 묘사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에요. 대상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아름답게 묘사하면서도 정확한 정보전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작업 기간이 두 달에서 세 달 정도 소요되곤 합니다. 촬영을 위해 어떤 식물은 1~2년이 걸리기도 하고요. (꽃은 봄, 열매는 가을에) 시기를 놓쳐 다음해를 기다리는 일이 수두록 합니다. 아래의 작품은 올해 처음 도전해본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주관하는 세밀화 공모전에 560명 중 3등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자원관의 소장으로 있는 작품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링크 : https://www.nibr.go.kr/cmn/wvtex/nibr/pssrpbfe/pssrpbfeMain.do

공모전 우수상 '구상나무'

혹시 나무를 알고 계실까요? 세계인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랑받고 있는구상나무입니다. 원조는 우리나라입니다. (뿌듯)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전파된 나무랍니다. 현재는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멸종위기 1 나무가 되었는데요. 역으로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어 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자세히 보실까요? 이것은 구상나무의 솔방울입니다. 타원형의 솔방울이 우리가 알고있는 솔방울의 생김새과 색감 자체가 다릅니다. 색감이 압도적 이죠? '메롱' 하고 삼각형으로 나와있는 것이 '포' 라고 하는데 이것이 아래로 젖혀져 있어야 원조입니다. 흰색 거품은 송진입니다. 소나무과이기 때문에 송진이 있습니다. 아래로 젖혀지지 않았다면 다른 종 입니다. 이곳 생태계에도 짝퉁은 존재합니다. 어떤 규칙이 보이시나요?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솔방울 조각이 자라납니다.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규칙과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면서 예술적으로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오랜 관찰 끝에 작업은 이루어집니다."

 

 

3. 오랜 관찰과 세밀한 묘사로 탄생한 작품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아래 작품은 전세계 260여명의 보태니컬 아티스트 중 대한민국 대표로 선정되어 캘리포니아 마린아트 가든센터에 전시를 마친 후 돌아오고 있는 작품입니다. (감사하게도 메인 포스터 좌측 하단에 코리아라는 문구가!) 이 해바라기는 얼핏 보면 그냥 해바라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뜨거운 태양 아래 마스크를 착용하고 큰 키의 해바라기들을 수목원과 식물원을 3년간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저만의 해바라기로 저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핸드폰 배터리가 과열됐고, 당시 핸드폰 두 대를 번갈아가면서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천 장의 사진을 찍어도 맘에 드는 사진은 한두장 뿐인 것 같습니다. 마치 옷장에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럼 해바라기를 자세히 보실까요? 해바라기 안에는 좀 더 많은 규칙이 존재합니다. 수학시간에 배운 피보나치 수열처럼 말이죠. 해바라기 꽃을 그릴 때도 피보나치 수열에 어긋나지 않게 한땀 한땀 옮겼습니다. 한번 배열이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죠. 실제로 배열이 맞지 않아 다시 그렸고 당시 스트레스 때문인지 탈모가 오기도 했다는... 그럼 어디가 해바라기의 꽃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해바라기의 꽃은 어디일가요? 해바라기의 꽃은 정확하게 한가운데 원판 디스크(씨앗 부분)입니다. 그럼 원판 디스크 밖의 꽃잎은 뭐라고 부를까요? 가짜 꽃입니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죠. 이처럼 제 컬렉션 안에 다양한 식물 작품들이 있습니다. 작품마다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들만의 은밀한 생태계를 저는 좋아한답니다.

 

가운데의 원판 디스크가 꽃이다. 해바라기의 꽃이 피기 전(좌)과 꽃이 핀 후(우)의 모습

아래 작품의 장미는 저희 아파트 정원 안에 있었는데 제가 밤에 몰라 잘라왔습니다. 장미가 너무 아름다웠지만 제가 죽이고 말았네요. 항상 식물들 입장에서 저는 연쇄살인(화?)마입니다. 모순된 말이지만, 정말 미안한 마음에 최선을 다해 그리겠다고 다짐했어요. 이 장미의 마지막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마지 영정사진처럼 표현하면서 장미의 강렬함이 화면을 뚫고 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이 장미의 이름을 스칼렛이라고 붙여줬습니다. (체리는 제가 죽이진 않았습니다. 코스트코에서 돈 주고 구매했습니다.)

 

왼쪽부터 장미, 체리, 수국

마지막으로 저의 애정작인 수국입니다. 실물사이즈는 2절로 75cm 정도 됩니다. 현재는 제로디 작가님의 품에 있습니다.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이라는 장편소설이 있는데요. 그 곳에서 등장하는 방수국이란 캐릭터를 묘사한 것입니다. 처음 이 수국을 봤을 슬픈 한이 느껴졌었는데요. 방수국의 초상화처럼 표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몇 달을 방에서 그렸던 작품입니다. 제 작업이 심심하고 미니멀할 있지만  NFT 씬 내에서도 편안함과 안정감있는 작품을 원하시는 컬렉터분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맛도 좋지만 심심한 맛이 담백하고 오래 기억될 있는 맛이라고 생각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죠."

 

 

4. 작가님께서 이 씬에 들어오시고 만들어가고 계신 컬렉션도 있으신 걸로 아는데, 해당 작품들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NA.O.GO> (나.오.고, 늘부터 양이로 살기로 했다)라는 컬렉션인데요. 제가 전공이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배경 파트에서 일을 했었고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NFT를 만나면서 '나도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 라는 생각에 만들게 된 작품입니다. 등장하는 칼 단발 ‘후추’는 저의 아바타입니다. 현실세계에서 할 수 없었던, 이미 지나쳐버린 일상들을 소소하게 저만의 색감으로 표현하는 디지털 일러스트 작품들입니다.

 

*<NA.O.GO> 컬렉션(오픈씨) : https://opensea.io/collection/camellia56

(위의 오른쪽 작품) 제가 예민해서 불면증이 있는데 식물 냄새가 나는 바닷속 깊은 고요함 속에서 잠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작업했습니다. 최근엔 얼굴이 삼색인 후추의 남자친구 달콤 보이 ‘슈가’가 등장했습니다. (현실에선 제 남편이고 전혀 달콤하지 않고 완전 반대입니다.) 슈가의 얼굴은 왜 삼색일까요? 정답은 남편의 혈액형이 AB형(?)이기 때문입니다. AB형들에겐 천재설이 있지만 반대인 듯합니다.

하지만 '누가 과연 나의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해줄까? 그것도 너무 흔한 고양이 캐릭터로?' 라는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품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보니 제 자신이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있었습니다. 제가 행복하면 그걸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태니컬 아트는 저의 메인 작업이고 이 시리즈는 저에게 약간의 숨통을 트게 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작가님의 새로운 시도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앞으로 저 카멜리아가 여러 작가님들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꾸며 나갈지도 지켜봐주시고, 지금까지 저의 작품 세계관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 내년 4월까지 멸종위기 선인장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서천 방문 계획이 있으시다면 둘러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참고로 저도 참여해있고, 오픈씨에는 세 작품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링크 : https://www.nie.re.kr/display/displayView.do?menu_nix=V9NO9CPf&disp_due_gb=NOW&disp_idx=DPIDX00043

Portrait of a cactus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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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부터 작가님의 <나.오.고> 컬렉션을 유심히 보곤 했었는데요. 이런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걸 듣고 나니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태니컬 작품의 경우 말씀하신 수준의 노력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전혀 몰랐는데요.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시기에 맞춰서 부단히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시고 노력했을 것들을 생각하니 지금 오픈씨에 올라와 있는 작가님의 작품들이 더 탐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적인 것에서 다가오는 안정감과 편한함을 좋아하는 컬렉터들이 분명 있을 것 같고, 작가님의 작품들이 앞으로 더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카멜리아 작가님 주요 링크

 

트위터 : https://twitter.com/camellia_anian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camellia_botanicalart

오픈씨 : https://opensea.io/Ansuk_Park

 

 

*관련 링크

KlayRock Experiment 오픈카톡방 : https://open.kakao.com/o/gqoLHcKd
KlayRock 트위터 : https://twitter.com/klay_rock
정브랜 트위터 : https://twitter.com/jungb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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